배신

사랑의길 on 03/31/2021 07:55 PM

 

한국 사람 누구나 자신을 이완용에 빗대면

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.

민족을 배반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‘배신’과

‘매국’의 아이콘이 곧 이완용이기 때문이다.

그런데 역사학자 김윤희의 ‘이완용 평전’은

발칙한 일탈이라며 그를 ‘합리적 인간’이란

명칭을 수여해 한때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.

김윤희는 그 저서에서 차별, 불평등, 억압에

분노하기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실리를

추구했던 이완용의 처신를 비교해 부조리한

현실 속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것이 곧

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믿는 현대인의 태도를

비판하기 위함이란 변명을 미리 써 놓았다.

그렇더라도 이완용을 옹호하고 매국 행위의

변론서라는 비판은 지금도 자유롭지 못하다.

“불행하여라,

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!”

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은 유다 이스카리옷의

앞날 뿐만 아니라 자기 합리화로 자주 배신을

하고도 모르는 내 모습을 지적하신 게 아닐까?

 

“주님, 저는 아니겠지요?”(마태 26,22)